돈으로 나토 압박하는 트럼프…韓에도 '무임승차론' 제기 예상

패션2024-03-28 23:51:37189

돈으로 나토 압박하는 트럼프…韓에도 '무임승차론' 제기 예상

전문가들 "발상·전략 전환 등 대비 시급…주고받기식 협상 염두에 둬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AFP=뉴스1(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돈'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을 이어가며 그가 재집권할 경우 한국에도 다시 '안보 리스크'가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한국으로선 예고된 '동맹 무임승차론'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돈으로 나토 압박하는 트럼프…韓에도 '무임승차론' 제기 예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유세에서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적'을 부추겨 공격하도록 두겠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돈으로 나토 압박하는 트럼프…韓에도 '무임승차론' 제기 예상
그는 재임 시절 나토 회의 대화를 거론하며 "나는 당신네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걸 마음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이다. 돈을 내야 한다"라고 강변했다.
돈으로 나토 압박하는 트럼프…韓에도 '무임승차론' 제기 예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동맹·우방국엔 충격이면서도 일정 수준 예상됐던 부분이 있다. 그는 지난 2017~21년 집권 당시 한일 양국 모두를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주한·주일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동맹국의 안보를 대상으로 '흥정 외교'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20년 한미가 잠정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 13% 인상안에 퇴짜를 놓고 5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표류하던 한미의 협상은 결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 만인 2021년 3월8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은 국내 지지율을 의식한 것이며 실제 정책 결정 과정에선 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단순한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며, '트럼프 1기' 때보다 보다 정교해진 '동맹 청구서'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인사들의 최근 발언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미 연합TF 장병들이 목표건물을 확보한 후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게양하고 있다. (육군 제공)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고문인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액수에 따라 회원국의 '등급'을 매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방위비 지출'이라는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집단방위 의무' 규정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트럼프호가 재출범하면 동맹·우방국들에 같은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보도된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탈퇴'에 매우 근접했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동맹 청구서에 대한 트럼프식 압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자강력 △동맹 △국제연대 등 '한국 국력 3가지 요소'에서의 비중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훨씬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외교가 예상된다"라며 "지금까지 동맹을 중심으로 모든 걸 풀어가려 했다면 이제는 자강력에 기초한 안보역량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맞춤형 전략'으로 주고받기식 협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의 제언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의 속마음은 나토에서 탈퇴하고 주한·주일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들을 미국 본토로 복귀시키려는 것"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를 행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무조건 철수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1차적으로 비용 분담금을 높이거나 받으려 할 텐데 한국은 어느 수준에서 얼마만큼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최대한 어떤 반대급부를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법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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